숫자 너머

도시 지출은 늘었지만, 지갑은 왜 더 얇아졌을까?

klikie 2025. 4. 11. 22:05

하늘색 배경 위에 작은 쇼핑 카트 안에 놓인 점토로 만든 지구본을 보여주는 개념적인 사진입니다. 파란색과 녹색으로 표현된 지구본이 금색 빛의 종이 또는 재료 위에 놓여있습니다. 이 이미지는 글로벌 소비주의, 세계 무역, 또는 지구 자원의 상품화를 상징하는 시각적 은유로 보입니다.

 

 

오늘은 세계 도시들의 소비력과 실제 사람들이 느끼는 생활고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전 세계 통계 자료를 보면서 제가 발견한 재미있는 사실이 있어요. 바로 소비를 많이 하는 도시가 많은 나라일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더 살기 힘들다고 느낀다는 점이에요. 이상하지 않나요? 같이 한번 알아보도록 해요.


1. 도시 소비력의 정점은 어디인가요

 

"U.S. Consolidates Position Among Highest-Spending Cities"(미국, 최고 소비 도시들 중 입지 강화)라는 제목의 인포그래픽입니다. 2000년, 2020년, 2040년(예측)의 세 시점에 걸쳐 세계에서 소비가 가장 높은 도시들의 순위를 보여줍니다. 국가별로 색상이 구분되어 있으며, 일본/한국은 연한 주황색, 미국은 진한 빨간색, 영국은 파란색, 중국은 밝은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2000년에는 도쿄가, 2020년과 2040년에는 뉴욕이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도시들(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달라스)이 상위권에 많이 포진해 있으며, 2040년에는 중국의 광저우도 상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source: Statista.com

 

 

첫번째 그래프는 2000년부터 2040년까지 세계에서 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도시들의 순위 변화를 보여줘요. 저는 처음 이 그래프를 봤을 때 정말 흥미로웠어요. 2000년에는 도쿄가 1위였는데, 2020년에는 뉴욕이 1위를 차지했고, 2040년에도 뉴욕이 계속 1등일 거래요.

 

가장 놀라운 건 미국 도시들이 정말 많이 순위에 올라와 있다는 거예요. 2020년에 보면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가 모두 세계 top 10 안에 들어 있어요. 2040년에는 달라스까지 합류해서 미국 도시가 6개나 될 거래요. 미국이 정말 소비의 나라인 것 같아요.

 

반면에 아시아 도시들의 상황은 좀 다르네요. 예전에 1등이었던 도쿄는 점점 내려가서 2040년에는 3위까지 떨어질 거예요. 오사카와 교토도 순위가 내려가고 있고요. 제가 살고 있는 한국의 서울은 2000년에 7위였는데, 2040년에도 7위를 유지할 거라고 해요. 아시아에서는 이제 중국의 광저우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어요.


2. 삶은 더 나아졌을까요? 사람들의 체감은 달라요

 

"Who's Feeling the Cost-of-Living Crunch?"(누가 생활비 압박을 느끼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통계 차트입니다. 2024년 서로 다른 국가의 응답자들이 생활비와 관련된 두 가지 문장에 동의한 비율을 보여줍니다. 빨간색 막대는 "내 생활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라는 문장에, 주황색 막대는 "지출을 위해 저축을 사용해야 했다"라는 문장에 동의한 비율입니다. 캐나다(59%), 호주(58%), 독일(53%), 프랑스(51%)가 생활비 증가를 가장 많이 느끼고 있으며, 중국(24%)과 일본(22%)이 가장 적게 느끼고 있습니다. 저축을 써야 했다는 응답은 호주(29%)가 가장 높고, 중국(8%)이 가장 낮습니다. 조사는 2024년 1월부터 12월까지 각 국가별 12,000-60,000명의 18-64세 응답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source: Statista.com

 

 

두번째 그래프는 각 나라 사람들이 생활비 상승을 얼마나 체감하는지, 그리고 일상 지출을 위해 저축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보여줘요. 저는 이 결과를 보고 정말 놀랐어요. 소비력이 높은 도시가 많은 나라 사람들이 정작 더 잘살고 있냐고 물으면, 꼭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캐나다 사람들 중 59%, 호주 사람들 중 58%, 독일 사람들 중 53%, 프랑스 사람들 중 51%, 미국 사람들 중 47%가 지난 1년 동안 생활비가 많이 올랐다고 느꼈대요. 반면에 중국(24%)과 일본(22%) 사람들은 생활비가 올랐다고 느끼는 비율이 훨씬 낮았어요.

 

더 중요한 건 저축 사용 현황이에요. 호주 사람들 중 29%, 캐나다 사람들 중 26%, 미국 사람들 중 24%가 일상생활을 위해 저축을 꺼내 써야 했다고 해요. 하지만 중국(8%)과 일본(12%) 사람들은 저축을 거의 안 꺼내 썼어요. 제가 보기에는 유럽 사람들, 특히 독일 같은 나라 사람들은 돈 관리를 정말 잘하는 것 같아요.


3. 소비는 늘고, 불행도 같이 늘어나고 있어요

 

이 두 가지 자료를 같이 보니 참 모순적인 상황이 보여요. 저는 처음에 이 결과를 보고 혼란스러웠어요. 세계에서 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도시들이 있는 미국 같은 나라에서, 정작 사람들은 생활비가 부담되고 저축을 꺼내 써야 하는 압박을 더 많이 느끼고 있잖아요.

 

미국을 예로 들어볼게요. 미국에서 소비가 많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미국 사람들은 저축을 별로 안 하고, 신용카드를 많이 쓰고, 코로나 시기에 모았던 돈과 낮은 이자율의 주택담보대출 혜택을 받은 부자들이 소비를 많이 하고 있어요.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는 점점 더 부자들과 슈퍼 부자들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해요.

 

이건 많이 소비한다고 해서 반드시 잘 사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줘요. 제 생각에는 오히려 소비를 많이 하는 도시일수록 거기 사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더 불안할 수 있어요. 미국은 소비는 많이 하지만 저축은 적고, 물가 상승에 더 민감한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어요.

 

반대로 일본과 중국은 전체 소비 규모는 미국보다 작을 수 있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생활비 부담은 훨씬 적어요. 특히 일본은 도쿄가 여전히 세계 상위 소비 도시지만, 일본 사람들 중에 생활비가 올랐다고 느끼는 비율(22%)과 저축을 꺼내 써야 했던 비율(12%)이 모두 낮았어요.

 

이미지 1: 재정적 걱정에 대한 일러스트레이션입니다. 노란색 바지와 검은색 셔츠를 입은 사람이 오렌지색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습니다. 사람의 머리 위 생각 풍선에는 지갑, 달러 지폐, 동전 등의 돈과 관련된 이미지가 있습니다. 배경은 분홍색, 보라색, 파란색의 부드러운 색상으로 이루어져 있고, 아래쪽에는 녹색 식물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이미지는 현대적인 미니멀 스타일로 그려져 있으며, 재정적 고민이나 돈에 대한 걱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4. 내가 사는 도시, 나는 어떻게 소비하고 있을까요

 

서울이 2000년에 7위였는데 2040년에도 여전히 7위를 유지한다는 예측이 있어요. 세계적인 소비 도시로서의 위치는 유지하고 있지만,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게 좀 아쉽네요. 저는 서울 사람으로서 우리 도시가 더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결과를 보면서, 한국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저도 최근 몇 년간 장 볼 때마다 가격이 오른 걸 실감하거든요.

 

결국 중요한 건 도시에서 얼마나 많은 돈이 쓰이는지가 아니라,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며 살아가는지예요. 제가 생각하기에 소비 순위가 높은 도시가 꼭 살기 좋은 도시라는 의미는 아니에요. 여러분은 지출이 늘어난 만큼, 삶도 나아졌다고 느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