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너머

교토 벚꽃 개화일, 1200년 기록으로 본 기후변화 이야기

klikie 2025. 4. 11. 15:02

화려한 파란색과 분홍색 꽃무늬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전통적인 빨간 일본식 다리를 걷고 만개한 아름다운 벚꽃 사이에서 파란색과 흰색 파라솔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풍성한 분홍색 벚꽃은 첫 번째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도리이 문과 석등과 같은 전통적인 일본 건축 요소를 배경으로 놀라운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벚꽃이 점점 더 일찍 피고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저도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교토에서는 무려 9세기부터 지금까지 벚꽃 개화일을 꾸준히 기록해왔더라고요. 우연히 접한 이 자료를 보고 흥미로워서 오늘은 벚꽃 데이터가 들려주는 기후변화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1. 1200년 동안 기록된 벚꽃 자료의 비밀

 

어떻게 1200년 전 벚꽃이 언제 피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일본 사람들은 벚꽃을 정말 소중히 여겨서 옛날 일기장이나 역사책에 꽃구경(하나미) 행사 날짜를 꼼꼼히 기록해뒀어요. 귀족들의 일기, 궁중 기록, 절의 역사서 등에서 오늘 벚꽃이 만개했다 같은 내용을 찾아 연결한 거죠. 오사카 부립대학의 아오노 교수님 팀이 이걸 모아서 하나의 데이터로 만들었어요.


2. 그래프로 보는 벚꽃의 변화

 

약 812년부터 2025년까지 일본 교토의 벚꽃 만개 시기에 대한 역사적 데이터를 시각화한 것입니다. 그래프는 최근 수십 년 동안 뚜렷한 하향 추세를 보여주며, 만개 시기가 역사적으로 비해 더 이른 시기에 발생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차트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한 높은 봄 기온이 이 점진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수직축은 1월 1일부터 경과한 일수를 나타내며, 시각화에는 개별 데이터 포인트(분홍색 점)와 20년 평균(빨간색 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Yasuyuki Aono (2021)Yasuyuki Aono (2025) – with major processing by Our World in Data

 

 

그래프를 보면 재밌는 패턴이 눈에 띄어요. 9세기부터 19세기까지는 벚꽃이 주로 4월 중순에 피었는데, 매년 조금씩 달라도 평균적으로는 비슷했어요. 그런데! 20세기 들어서면서부터 뭔가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붉은 선으로 표시된 20년 평균 그래프가 급격히 내려가는 걸 볼 수 있었죠.

 

2025년엔 벚꽃이 4월 4일에 피었다고 해요. 100년 전만 해도 보통 4월 중순에 피던 벚꽃이 지금은 열흘 이상 앞당겨진 셈이에요.


3. 벚꽃이 더 일찍 피는 이유

 

왜 이런 변화가 생긴 걸까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하나는 도시화예요. 교토가 현대 도시로 변하면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열을 가두는 도시 열섬 효과가 생겼거든요. 또 하나는 지구 온난화죠. 식물들은 온도에 민감한데, 벚꽃은 온도가 1도만 올라가도 개화일이 약 5일 앞당겨진대요.

 

이 자료가 특별한 건, 보통 기후 연구는 100~200년 정도의 데이터만 있는데, 이건 1200년이나 되는 자료니까요. 덕분에 자연적인 기후 변동과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를 구분할 수 있게 됐어요.


4. 문화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벚꽃 개화일이 바뀌면 문화적으로도 변화가 생겨요. 일본에서 벚꽃은 그냥 꽃이 아니라 삶의 덧없음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문화적 아이콘이잖아요. 헤이안 시대부터 이어진 벚꽃놀이 축제도 이제는 일정을 조정해야 하고, 학교 행사나 관광 계획도 달라져야 해요.

 

더 중요한 건 이게 벚꽃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거예요. 다른 꽃들도, 새들의 이동도, 곤충들의 활동도 모두 조금씩 변하고 있어요. 생태계는 정교한 시계처럼 맞물려 있는데, 벌이 활동하기 전에 꽃이 피고 지면 수분이 제대로 안 되고, 그러면 열매가 줄어드는 등 연쇄적으로 영향이 퍼져요.

 

화려한 파란색과 분홍색 꽃무늬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전통적인 빨간 일본식 다리를 걷고 만개한 아름다운 벚꽃 사이에서 파란색과 흰색 파라솔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풍성한 분홍색 벚꽃은 첫 번째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도리이 문과 석등과 같은 전통적인 일본 건축 요소를 배경으로 놀라운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5. 벚꽃이 전하는 기후변화 메시지

 

벚꽃은 그냥 예쁘게 필 뿐인데, 그 개화일이 이렇게 오랜 시간 기록되면서 지구의 변화를 알려주는 타임캡슐이 됐어요. 숫자로만 보면 와닿지 않는 기후변화를 봄꽃이 피는 시기로 직접 체감할 수 있게 해주는 셈이죠.

 

2025년 봄, 교토의 벚꽃은 역사상 가장 이른 시기 중 하나에 피었어요. 우리가 익숙했던 4월의 벚꽃이 이제는 3월의 벚꽃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다음에 벚꽃을 볼 때는 그저 아름다움뿐 아니라, 그 꽃이 언제 피었는지도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1200년의 역사가 전하는 메시지를 함께 느껴보세요.